DHL이 브랜드 리세일에 진출했다구요? 왜죠? 리세일로 중고만 팔진 않습니다만 (Feat.반품이 접수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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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시장의 팽창으로 170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리세일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는 건 이미 확인했죠. 이제 브랜드 리세일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향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좀 더 본격적으로, 패션 브랜드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사로 떠오르며 가능해진 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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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도 리세일이 되나요?
뉴발란스가 브랜드 리세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고객들은 뉴발란스 자사몰에서 신제품과 중고 제품을 모두 쇼핑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중고 신발이라니...괜찮을까요?
오해는 금지. 이제 막 마라톤을 마치고 벗은 따끈한 운동화를 상상하신다면,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리 발은 두개 뿐이지만 어디 우리 신발장에 신발이 한켤레 뿐이던가요. 소위 ‘지네병’이 발동해 홀린 듯 사모은 미개봉 새상품을 필두로, 분명 시착할 땐 괜찮았는데 한번 신고 나가보니 사이즈 미스거나 혹은 매치할 옷이 제한적이라 ‘딱 한번 신은게 다인’ 호소력 짙은 새상품급 중고까지, 상품성 높은 중고 신발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약간의 양품화만 병행하면 리세일에 아무런 무리가 없죠.
미워도 다시 한 번만
무엇보다 슈즈 리세일로 브랜드가 기대할 수 있는 건 따로 있는데요. 바로 미세 하자 반품의 수익화입니다. 제품 미관상의 미세한 오점에 대해 고객과 브랜드 간 주관적 시각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브랜드는 고객의 의견을 수용하고 반품을 수락하게 됩니다. 고객 경험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죠. 이렇게 들어온 반품은 불량으로 분리되어 정상 판매가 불가능해지고, 브랜드는 손해를 감수하고 큰 폭의 할인율로 기획성 판매를 진행하거나 자체 폐기의 수순을 밟습니다. 사실 이런 제품들 중엔 불량이라기엔 다소 억울한 감이 있는, 멀쩡한 상태의 제품도 상당수 섞여있는데요. 이들을 다시 분류하고 재포장해 수차례의 기획전과 본사 창고를 오가는 데 드는 인력 공수와 비용을 생각하면, 브랜드 입장에서 이는 참 속쓰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리세일, 말그대로 다시 팝니다
리세일은 바로 이 지점에서 브랜드에게 이름값 하는 카테고리로 서비스합니다. 골치 아픈 반품 처리에 지친 브랜드의 수고를 덜고, 무고한 반품을 부활시킬 상시 플랫폼을 생성해 손실을 최소화해주죠. 새상품에 준하는 컨디션의 중고와 디펙트 옵션을 통해 브랜드는 확대된 가격 범위로 새로운 데모그래픽의 고객을 흡수할 수 있구요. 폐기물 처리에 한층 의식있는 브랜드로 고객의 인식에 자리매김하는 건 (출발점이자) 덤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고 거래의 보상으로 브랜드의 포인트가 지급되는 것은 여전히 동일하니, 기존 고객이 락인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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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 보이니 모두가 직접 나섭니다
이번엔 한차원 스케일이 커졌는데요. DHL이 브랜드 리세일에 나섰습니다. 정확히는, 브랜드 리세일 스타트업 Reflaunt와의 파트너십 하에 DHL이 배송 뿐 아니라 리세일에 특화된 풀필먼트까지 전담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Reflaunt는 NET-A-PORTER, BALENCIAGA, MR PORTER, Harvey Nichols, COS, Level Shoes , Saks OFF 5TH, ALTUZARRA 등을 파트너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별 고객으로부터 중고 판매 신청이 들어오면, DHL에서 제품 수거는 물론 검수, 사진촬영, 상태 평가 및 분류, 온라인 등록까지 직접 수행합니다. 이는 비용효율면에서 기존 3PL(3자물류) 업체가 제공하기 어려웠던 기능인데요. 압도적으로 방대한 공급망을 가진 DHL이 이처럼 니치 시장으로 여겨지던 리세일 역량을 본격적으로 내재화하기로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내포한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세일의 범위가 중고에서 반품까지 확장되면서 효율화 가능한 영역 역시 확대된 것이죠.
반품, 리세일로 다시 팔 결심
예를 들어 리세일 플랫폼을 갖춘 DHL 파트너사 브랜드의 반품이 접수되면, 이제 그 제품은 역물류 사슬을 떠돌다가 수익화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리세일 채널에 등록되어 판매가 재개됩니다. 이처럼 이커머스와 리커머스(Recommerce)를 한 지붕 아래 운영하면서 브랜드는 고객경험 및 재고 관리를 그 어느때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중고도 반품도, 브랜드의 고객 접점에 리세일이 뉴 리테일로 함께하는 본격적인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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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O 릴레이마켓에 업로드된 슈콤마보니 리세일 제품들 |
양품화 후 출고 전 슈콤마보니 박스에 포장된 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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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매입 들어온 중고 제품을 살펴보고 검수 및 분류 작업에 합류했는데요. 의류 대비 사용감을 예민하게 검수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제품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사전에 검토한 바와 같이, 양품화 과정을 거치니 새 것 같은 상태가 되었구요. 간단한 지표를 소개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고객당 평균 3켤레 매입 신청
- 매입 신청 제품의 약 80% 검수 통과
- 오픈 첫 달 등록 상품 판매 소진율 약 60%
- 구매 제품 반품율 13.5%
의류 못지 않게 신발 역시 유행에 따라 혹은 TPO에 따라 사용 빈도가 그닥 높지 않은 상품을 보유한 고객이 다수 있는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유행에 구애받지 않고 해당 브랜드를 꾸준히 경험할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포인트로 지난 구매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으니 역시 롱런하는 브랜드로 가는 길에 리세일만한 게 없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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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로에베 Recraft 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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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United] H&M returns to SoHo, NYC with new store concept
H&M이 뉴욕 소호에 새로운 컨셉의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해당 매장에는 Pre-Loved 코너가 샵인샵 형태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세컨핸드 제품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뉴욕 기반의 디자이너 빈티지 의류 컬렉터 James Veloria와 협업해 큐레이션한 제품을 선보입니다. H&M이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을 오픈한지 1년만의 일입니다.
[ApparelResources] Claudie Pierlot enters second-hand fashion market
프랑스 브랜드 끌로디피에로가 레디투웨어 리세일 서비스를 런칭해 순환 패션 브랜드의 반열에 합류했습니다. 선별된 중고의류 300피스가 이미 온라인 샵에 진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SMPC 그룹 산하 마쥬, 산드로가 리세일 시장에 진출한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Forbes] Powered By Trove, Workwear Maker Carhartt Expands Resale Program
칼하트가 진행중인 리세일 프로그램을 확장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50개 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리세일 판매 접수가 가능했다면, 이제 택배 발송이 새로운 옵션으로 추가되었습니다. 그간 약 1년간의 자체 리세일 프로그램을 통해 칼하트는 제품 사용주기 전체에 걸친 고객 접점과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합니다.
[BOF] Amazon Europe Launches Resale with Hewi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인 Hardly Ever Worn It 이 아마존 유럽 스토어프론트에 런칭합니다. 그간 아마존은 의류 이커머스 유통에서 가지는 규모에 반해 고가 패션 버티컬 점유 시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아마존이 하이엔드 중고 패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Globenewswire] The RealReal Announces Fourth Quarter and Full Year 2023 Results
명품 리세일 플랫폼 더리얼리얼이 2023 4분기 결산에서 조정 EBITDA 및 현금흐름 흑자를 발표했습니다.
[Forbes] How Loewe, Coach And Veja Are Embracing Sustainable Retail With Repair Stores
지속가능성이 패션 시장에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대두되며, 브랜드 리세일 뿐 아니라 수선을 순환 패션 이니셔티브로 선택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로에베, 코치, 베자는 수선 및 업사이클링을 매장 한 구석이 아닌 전체 매장의 메인 테마로 전면화하며, 고객들이 자사 브랜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고 이를 새로운 쇼핑의 형태로 제안합니다.
[PYMNTS] Epson Takes a Tip From Apparel Retail With New Secondhand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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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가 운영하는 리세일 타임즈는 리세일을 둘러싼 패션 시장에서 눈여겨볼 흐름을 이야기하고, 국내외 패션 리세일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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